[책리뷰] 총, 균, 쇠 : <8> 작물화하는 데 적합한 식물의 식별과 성패의 원인

ㅇ 제목 : 총, 균, 쇠(Guns, Germs, and Steel) - 무기, 병균, 금속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ㅇ 지은이 : 재레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
ㅇ 출판사 : 문학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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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부 : 인간 사회의 다양한 운명의 갈림길
  1장. 문명이 싹트기 직전의 세계 상황
  2장. 환경 차이가 다양화를 빚어낸 모델 폴리네시아
  3장. 유럽이 세계를 정복한 힘의 원천

2부 : 식량 생산의 기원과 문명의 교차로
  4장. 식량 생산의 기원
  5장. 인류 역사가 갈라놓은 유산자와 무산자
  6장. 식량 생산민과 수렵 채집민의 경쟁력 차이
  7장. 야생 먹거리의 작물화
  8장. 작물화하는 데 적합한 식물의 식별과 성패의 원인
  9장. 선택된 가축화와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
  10장. 대륙의 축으로 돈 역사의 수레바퀴

3부 : 지배하는 문명, 지배받는 문명
  11장. 가축의 치명적 대가, 세균이라는 사악한 선물
  12장. 식량 생산 창시와 문자 고안과의 관계
  13장. 발명은 필요의 어머니
  14장. 평등주의부터 도둑 정치까지

4부 : 인류사의 발전적 연구 과제와 방향
  15장. 대륙 간 불균형 이론과 원주민들이 낙후된 원인
  16장. 동아시아의 운명과 중국 문화의 확산
  17장. 동아시아와 태평양 민족의 충돌
  18장. 남북아메리카가 유라시아보다 낙후됐던 원인
  19장. 아프리카는 왜 흑인 천지가 됐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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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작물화하는 데 적합한 식물의 식별과 성패의 원인'에서는 7장에 이어 야생의 식물로부터 농작물이 작물화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ㅇ 그렇다면 토지가 비옥하고 환경이 적합한 세계의 각 지역에서 작물화가 독립적으로 시작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 그리고 그 시작 시기의 차이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 해당 지역의 야생 식물이 문제였을까, 아니면 의도적으로 재배하지 않은 지역민의 특성 때문이었을까?
  - 우선 작물화에 적합한 식물 종은 극소수이다.
  - 약 20만 종의 야생 식물 가운데 인간이 먹을 수 있는 것은 수천 종에 불과하며, 그중에서 현재까지 작물화된 것은 고작 수백 종이다.
  - 심지어 오늘날 우리의 식생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농작물은 겨우 12종(밀, 옥수수, 벼, 보리, 수수, 메주콩, 감자, 고구마, 마니오크, 사탕수수, 사탕무, 바나나)에 불과하다.
  - 따라서 고대인들은 유용하고 가치 있는 야생 식물은 모조리 작물화하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ㅇ 왜 비옥한 초승달 지대(서남아시아)에서 식량 생산이 가장 먼저 이루어졌을까?
  - 비옥한 초승달 지대의 식물군이 가진 이점
  1. 겨울은 온난다습하고 여름은 길고 덥고 건조한, 이른바 지중해성 기후대에 속한다.
    => 큰 종자를 만들고, 건조기에는 휴면하고 비가 내리면 발아하는 한해살이식물에게 유리하다.
  2. 식물군의 야생 조상이 이미 풍부하고 생산성이 높았던 경우가 많다.
    => 수렵 채집민들은 그 가치를 일찍 인식하고 작물화하였다.
  3. 암수한그루형 제꽃가루받이 식물의 비율이 높다.
    => 인간이 재배하기 용이하며, 가끔 이루어지는 타화수분은 새로운 변종을 만들어 인간의 선택폭을 넓힌다.

  - 비옥한 초승달 지대의 지중해성 기후가 가진 이점
  1. 세계에서 가장 넓은 지중해성 기후대
    => 다양한 야생 동식물이 존재
  2. 계절별, 연도별 기후 변화가 크다.
    => 식물군도 이에 맞추어 진화하여 한해살이식물의 비율이 높다.
  3. 고도 및 지형 변동이 심하다.
    => 환경이 다양해져 야생 식물도 다양해짐
  4. 가축화된 대형 포유류의 야생 조상도 많았다.
    => 염소, 양, 돼지, 소를 일찍부터 가축화했고, 비옥한 초승달 지대의 사람들은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할 수 있었다.
  5. 수렵 채집 생활의 경쟁력이 낮다.
    => 강, 바다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식량 생산을 일찍 시작할 수 있는 일종의 동기가 부여되었다.

ㅇ 수렵 채집민들은 야생종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졌을 것이다.
  - 그들은 자연과 밀접한 환경에서 성장했으며, 오랜 시간을 거쳐 축적된 선조들의 지식도 물려받았을 것이다.
  - 따라서 최초의 농경민들이 야생종의 잠재적인 가치를 몰랐거나, 작물화에 적합한 야생종을 빠뜨렸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 텔 아부 후레이라와 요르단강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최초의 농경민들이 토착종에 대한 지식을 유용하게 활용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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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비옥한 초승달 지대와 대조되는 고지대 뉴기니와 미국 동부 원주민의 사례
  - 뉴기니에서는 수렵 채집의 보상이 크지 않았고, 독립적으로 식량 생산(사탕수수, 바나나류 등)을 발전시켰다. 그러나 그들의 토착적인 식량 생산은 제한적이었다.
    1. 작물화할 수 있는 야생 식물이 너무 적었고, 결국 1종의 곡류도 작물화하지 못했다.
    2. 가축화할 수 있는 대형 포유류가 전혀 없었다.
    3. 고지대에서 재배 가능한 뿌리 작물에는 단백질과 열량이 부족했다.
  - 실제로 고구마가 뉴기니에 들어왔을 때, 고지대의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 미국 동부에서도 토종 야생 식물의 독립적인 작물화가 이루어졌다.
  - 하지만 그들이 작물화한 명아주, 작은보리, 메이그래스 등은 종자가 너무 작았다.
  - 실제로 미국 동부의 농경이 활성화된 시기는 멕시코산 3대 작물(옥수수, 누에콩, 호박)이 들어온 이후이다.
  - 뉴기니와 미국 동부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식량 생산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지역의 생물상과 환경 때문이다.

ㅇ 지역마다 독립적인 식량 생산이 이루어진 시기가 다른 이유는 민족의 취약점 때문이 아니라, 해당 지역의 생물상과 환경 때문이다.
  - 캘리포니아, 오스트레일리아, 서유럽 등처럼 식량 생산이 토착적으로 시작되지 못한 지역은 가축화, 작물화할 수 있는 야생 동식물이 뉴기니, 미국 동부보다 더 적었을 것이다.
  - 토착적인 식량 생산이 늦게 이루어지거나 아예 시작되지 못한 지역 대부분은 척박한 환경에 둘러싸여 있는데, 이들이 수렵 채집의 보상이 커서 식량 생산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