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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Overheating) : <2> 개념 용어 사전 본문

기록하고 싶은 '비문학'/과열(토마스 힐란드 에릭슨 著)

과열(Overheating) : <2> 개념 용어 사전

Geronimo 2021. 8. 8. 02:44

과열(Overheating) - 폭주하는 세계화를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 | 토마스 힐린드 에릭슨(지은이) | 나눔의집

<차례>
  1. 과잉된 세계
  2. 개념 용어 사전
  3. 에너지
  4. 이동성
  5. 도시
  6. 쓰레기
  7. 정보과잉
  8. 스케일의 충돌 : 과열된 세계를 이해하는 방법


2장 '개념 용어 사전'에서는 저자가 세계화의 과열현상을 이야기하면서 사용하게 되는 여러 분석적 개념을 정의 및 설명하고 있다.

인류세
  - 자연과학자 폴 크루첸(Paul Crutzen)과 유진 스토머(Eugene Stoermer)는 오늘날 어디를 가도 인간의 활동이 남긴 발자국을 발견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현재의 지질학적 시기를 인류세라 지칭했다.
  - 인간은 자신의 필요와 욕구에 맞추어 환경을 변화시켰고, 지구적 맥락에서는 일종의 과잉 성취를 이루었다. 이것이 인류세라는 용어를 긍정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이유이다.
  - 인류세에서 인간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많은 문제를 만들고 있다. 한때 인간의 문화를 위협하던 자연은 이제 보살핌과 보호를 받아야만 하는 대상이 되었으며, 기후 변화와 자연재해와 같은 문제를 인간에게 안기며 적대적인 모습을 보인다.

신자유주의
  - 20세기 후반과 21세기 초 특유의 시장 지향적 경제사상이자 경제적 행위를 일컫는다.
  - 1980년대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영국의 마거릿 대처가 규제를 철폐하고 민영화를 도입하는 정책을 시행했던 것이 그 시초라 알려져 있다.
  - 이후 글로벌 사우스 지역도 신자유주의의 원칙을 받아들이며 공공부문의 지출을 삭감하고 자유로운 경쟁 시장을 장려했다.
  - 신자유주의의 사상적 기원은 프리드리히 하이에크(Friedrich Hayek)와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에게서 유래되었다고 평가된다.
  - 칼 폴라니(Karl Polanyi)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특징을 함축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시장이 '분리(disembedding)'되었다는 표현을 그의 저서 「거대한 전환」에서 사용했다. 그는 시장원리의 극단적 비인간화와 분리보다는, 호혜와 연대에 기반을 둔 사회성의 실천과 그 가치가 인간에게 필수적임을 주장하며 신자유주의를 비판하기도 했다. 더불어 시장원리가 사회적 영역에까지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다.
  - 세계의 상호 연결성이 증가하면서 시장원리의 중요성은 1980년대 들어 커지게 되었고, 오늘날 세계화의 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폭주 프로세스(Runaway Process)
  - 인류학자이자 체제 사상가인 그레고리 베이트슨(Gregory Bateson)의 이론에서 영감을 받은 용어.
  - 폭주 프로세스는 서로가 서로를 강화해주는 성장 프로세스이며, 그 성장의 상한선은 정해져 있지 않다.
  - 오늘날의 과열현상은 몇 가지 폭주 프로세스의 합으로 설명할 수 있다.
  - 폭주 프로세스는 그 부작용이나 위험이 우리의 눈에 띄기 전까지는, 유의미하고 목적 지향적인 성장 과정으로 간주된다.
  - 중요한 질문은 폭주 프로세스가 자기 파괴적인지, 아니면 크게 해롭지 않은지 판단하는 것이다.

쳇바퀴 증상(Treadmill Syndrome)
  - 폭주 프로세스는 미시적 층위에서 자주 쳇바퀴 증상의 특성을 보인다.
  - 경쟁자가 성장하고 환경은 변화하기에, 생명체는 자신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키우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일종의 무한경쟁을 일컫는 쳇바퀴 증상은 진화생물학계 용어인 '붉은 여왕 현상'과 비슷하다.
  - 쳇바퀴 경쟁은 폭주 프로세스의 결과물인 동시에 필수적인 전제 조건이다.

이중구속(Double Bind)
  - 베이트슨의 사상에서 유래한 두 번째 용어.
  - 이중구속은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지를 동시에 말하는 것과 같다. 이에 어떤 식으로 노력해도 양쪽의 조건을 모두 충족시킬 수는 없다.
  - 현대 사회의 가장 근본적인 이중구속은 성장과 지속가능성이다. 우리는 환경을 생각하며 재활용을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여전히 탄소 경제에 의존하고 있다. 정치인과 사업가들은 지속가능성과 기후 정책을 공식 석상에서 언급하지만, 동시에 에너지 소비의 증가를 수반하는 경제성장을 촉구한다.
  - 실용적인 해법을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이중구속은 딜레마보다 더 근본적이라 할 수 있다.

유연성(Flexibility)
  - 베이트슨의 사상에서 유래한 세 번째 용어로, 베이트슨은 '아직 발현되지 않은 변화의 가능성'으로 이를 정의했다.
  - 저자는 주변 환경에 맞추어 변수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으로 유연성을 정의했다.
  - 어느 한 영역에서 유연성이 증가하면, 다른 영역에서는 유연성이 감소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통신 기술의 발달은 노동의 유연성을 증가시켰지만, 이는 장소에만 한정된다. 시간의 측면에서는 오히려 유연성이 감소했다.
  - 글로벌 스케일에서 중요한 것은 화석 연료 사용의 증가가 오히려 글로벌 시스템의 유연성을 감소시켰다는 것이다. 만약 어떤 필요성을 느껴 화석 연료 사용 이전의 상태로 되돌려야 할 필요성이 생기더라도, 우리는 이를 쉽게 실천하기 어렵다.
  - 그러나 유연성이 항상 제로섬 게임의 법칙을 따르는 것은 아니다.

재생산(Reproduction)
  - 한 개인이나 시스템 또는 사회적 영역이 외부의 변화에 끊임없이 적응하지 않고도 자신이 살아오던 방식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 세계적인 과열현상을 일으키는 폭주 프로세스 대부분은 우리들의 삶과 시스템에 급격한 변화를 만들어내기에, 이를 '재생산의 위기'라 할 수 있다.
  - 인류는 경제, 환경, 정체성 영역에서 오늘날 큰 위기를 겪고 있지만, 이에 대한 인식, 해석, 반응 등은 지역마다 다르다. 그 이유는 지역 간 차이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존재하며, 각 지역은 고유하기 때문이다.
  - 따라서 세계화의 위기는 지역적 층위의 '재생산의 위기'라는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스케일(Scale)
  - 일반적인 의미로는 '어떤 현상이 영향력을 미치는 범위'로 정의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는 규모(size)와 복잡도(complexity)의 조합이라 할 수 있다.
  - 스케일의 4가지 유형
      1) 사회적 스케일 : 개인의 관계망이 도달하는 범위
      2) 물리적 스케일 : 시스템의 물리적 인프라가 포괄하는 범위
      3) 인식적 스케일 : 개인이 인식하는 세계의 크기
      4) 시간적 스케일 : 개인이 결정을 내리거나 계획을 세울 때 고려하는 과거와 미래의 시간적 영역
  - 스케일의 충돌은 둘 이상의 스케일이 교차하는 공간에서 상호 간에 부정, 갈등, 대립이 벌어질 때 발생한다.

ㅇ 오늘날 다양한 영역에서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우리의 삶의 조건을 변화시키고 있다.
  - 그러나 우리는 21세기 초를 이해하기 위해 과거의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
  - 세계는 점점 더 이해하기 어려워지고 있으며, 사회학자 윌리엄 오그번(William Ogburn)은 세계가 물리적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문화 지체(Cultural Lag)'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 프레카리아트(the Precariat)의 증가, 정체성 정치의 확산, 신자유주의의 맞선 새로운 사회적 운동의 등장,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 등은 세계화가 구조적 모순과 지역적 갈등으로 가득하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다.
  - 더 큰 문제는 가속화된 변화가 상호 작용하며 그 사이즈를 점점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p.54) 인류세라는 용어의 사용빈도 증가율을 그래프로 나타내보면, 아마도 멸종된 생물종과 세계 인구 증가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그래프와 같은 모양일 것이다.

(p.62) 중요한 질문은 한정된 물리적 자원을 두고 그 어떤 안전장치 없이 서로서로를 채찍질하는 이 폭주 프로세스들이 과연 아일랜드 엘크를 멸종시킨 뿔이 될 것인지, 무해한 공작의 꼬리가 될 것인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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