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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Overheating) : <1> 과잉된 세계 본문

기록하고 싶은 '비문학'/과열(토마스 힐란드 에릭슨 著)

과열(Overheating) : <1> 과잉된 세계

Geronimo 2021. 8. 3. 00:00

과열(Overheating) - 폭주하는 세계화를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 | 토마스 힐린드 에릭슨(지은이) | 나눔의집

<차례>
  1. 과잉된 세계
  2. 개념 용어 사전
  3. 에너지
  4. 이동성
  5. 도시
  6. 쓰레기
  7. 정보과잉
  8. 스케일의 충돌 : 과열된 세계를 이해하는 방법


ㅇ 세계는 과열(Overheating)되어 있다.
  - 프랑스의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Claude Lévi-Strauss)는 "이 세계는 지나치게 과잉되어 있다(Le monde est trop plein)"고 언급했다. 이는 세계가 수많은 인간, 개발 계획, 그 활동의 물질적 결과물로 가득 차 있는 현실을 언급한 표현이다.
  - 문화 간 극단적 차이는 사라지고 있다. 인류학계가 꿈꿨던 '진정한 타문화를 향한 낭만적 탐험'은 이제 거리가 먼 일이 되었으며, 미지의 세계, 원주민은 이제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대상이 되었다.
  - 물론 위와 반대되는 결론도 가능한데, 오늘날 문화 간의 혼합, 가속화된 변화, 연결성과 모더니티의 확산은 필연적인 동시에 시대의 흐름이 되었다.
  - 사람들은 자신이 살던 지역에서 지금까지 하던 것과 같은 방법으로 전 세계인과 연결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되었다.
  - 이로 인해 글로벌한 공통 의식 또는 도덕관이라 할 수 있는 가치관이 세계 각지에서 생성되었으며, 각각의 차이점을 분명히 유지하면서도 글로벌한 성격을 가진 지역적 세계가 늘어났다.

ㅇ 인류학자들은 오늘날의 세계를 규정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 인류학자들은 과거와 비교했을 때 오늘날 훨씬 훌륭한 연구 방법론과 정교한 분석 수단을 갖고 있다.
  - 그러나 세계가 가까워지기 시작하면서 글로벌한 문화, 가치관 등이 생겨났고, 이로 인해 문화상대주의적 관점에서 각 민족, 문화권을 평가하는 방법은 한계를 보이기 시작했다.
  - 더불어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에 많은 사람이 참여하게 되면서, 사실상 문화적 차이 또한 줄어들었다.
  - 인류학의 이러한 어려움은 1990년대를 전후로 세계화라는 용어의 등장과 함께 전 세계가 하나의 도덕적 영역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에 생겨났다.

ㅇ 세계화에 관한 기존의 연구
  - 세계화에 대한 대부분의 학문적 연구는 전 세계를 하나의 거대한 회사로 취급하여, 지역의 특수성과 개별성을 평탄화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 반면 인류학계는 연구 범위를 세계화의 한두 가지의 요소에 국한하거나, 특정 경우에만 과도하게 집중하여 연구의 확장성을 스스로 차단하고 있다.
  - 이러한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변증법을 채택하여, 연구의 시작 단계부터 보편성과 특수성 사이의 대립을 전제해야 할 것이다.
      ex) 조지 리처(George Ritzer)가 이야기한 '무의 글로벌리제이션(Grobalization of Nothing)'과 '유의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of Something)'
  - 글로벌 시스템의 영역을 탐구하기 위해서는 민족지적 현지조사(Ethnographic Field Research)와 더불어 전반적인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맥락적 지식이 모두 요구된다.


ㅇ 오늘날의 세계는 상호 연결되어 있지만, 그만큼 갈등과 모순 역시 존재한다.
  - 권리와 의무, 기회와 제약은 예전과 다를 바 없이 불균등하게 분배된다.
  - 19세기 이후부터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자본주의 시스템은 예측할 수 없는 위기가 끊임없이 발생하기에 불안정하다.
  - 특히 보편화를 강제하는 글로벌 모더니티와 주체성을 지키길 원하는 지역적 공동체 혹은 사회 사이의 갈등은 만성적이다.
  - 한 단계 높은 층위의 갈등은 경제개발과 지속가능성 사이의 갈등이다. 이는 21세기 자본주의의 가장 근본적인 이중구속이라 할 수 있다.
  - 예를 들어, 기후변화와 환경 문제에 우려를 표하는 정치인도 자리가 바뀌면 같은 입으로 경제성장을 옹호한다.
  - 세계화의 결과 발생하는 문제는 크게 환경, 경제, 정체성의 세 가지 영역의 전환에서 발생한다. 그리고 이 문제에 대응하는 방식은 각 지역에 따라 다르다.

ㅇ 현대 사회에 관한 가장 확실한 사실 중 하나는 '가속화된 경제성장'이다.
  - 세계 인구의 증가세 못지않게 인터넷 사용자의 수, 국제 이주자의 수, 글로벌 사우스의 도시화 속도, 관광객의 수, 국제 무역의 성장세 등은 더 빠르다.
  - 그러나 모든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는 것은 아니며, 그 중요도가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 여러 변화 가운데 현대 세계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것은 인구와 에너지 사용량의 증가다. 나폴레옹 전쟁이 끝난 1814년 이후, 세계 인구는 7배 증가하였고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은 4배 증가하였다. 즉, 세계의 에너지 총 사용량은 28배 증가하였다!
  - 그리고 이에 대한 부작용은 익히 알려져 있다.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부작용은 환경오염과 공해를 꼽을 수 있으며, 장기적인 부작용은 기후 변화와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의 고갈이라 할 수 있다.
  - 하지만 지금의 현대 사회를 살릴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대안은 존재하지 않는다. 각각의 지역은 다른 지역들과 서로 얽혀있지만, 한편으로는 여전히 고유하고 서로 구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간단한 하나의 해결책이 모든 지역에 모두 적용 가능한 것도 아니다.


(p.31) 다시 말하면 세계화가 세계를 이어주기는커녕 오히려 갈등을 부각시키는 것이 현대 세계의 전형적인 양상이다.

(p.41)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 이는 현시대 모더니티의 가장 큰 난제이며, 진보와 개발에 대한 전통적인 계몽주의-산업시대의 사상을 한 세대 전에 비해 더욱 옹호하기 힘들게 만드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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