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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Overheating) : <5> 도시 본문

기록하고 싶은 '비문학'/과열(토마스 힐란드 에릭슨 著)

과열(Overheating) : <5> 도시

Geronimo 2021. 8. 11. 02:31

과열(Overheating) - 폭주하는 세계화를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 | 토마스 힐린드 에릭슨(지은이) | 나눔의집

<차례>
  1. 과잉된 세계
  2. 개념 용어 사전
  3. 에너지
  4. 이동성
  5. 도시
  6. 쓰레기
  7. 정보과잉
  8. 스케일의 충돌 : 과열된 세계를 이해하는 방법


ㅇ 과열된 세계의 또다른 특성 : 도시화
  - 인구 성장, 이동성의 증가, 기반 시설의 개발 등으로 인해, 과열된 세계에서 여유 공간을 찾는 것은 힘들다.
  - 도시의 교통정체는 과열 현상의 강력한 이미지이자, 도시화의 모순된 부작용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그리고 오로지 성장만을 추구하는 발전은 유연성을 상실하게 된다는 경고를 상기시킨다.
  - 도시의 부유한 개인과 빈곤한 대중의 상반되는 모습에서, 우리는 신자유주의의 지배와 그 한계를 체감할 수 있다.

도시화의 진행 속도는 유례없이 빨랐다.
  - 과거 인류는 시골에 거주하며 시간 대부분을 식량 생산에 사용했다.
  - 오늘날 도시는 사회를 고도화하고 창조적 문화를 키우는 원천인 동시에, 우리를 인류세로 인도한 문화사적 유산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많은 사람은 도시에서 농업 이외의 활동에 전념할 수 있었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노동의 분화로 이어졌다.
  - 오늘날 글로벌 사우스의 도시화 진행 속도는 제어가 어려우며 위험해 보이며, 도시화는 과열 현상 중 가장 충격적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 200년 전 도시의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10% 이하였으나, 2008년 UN은 도시 인구가 전체 인구의 50%를 넘었다고 공표했다.

ㅇ 왜 도시화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하는가?
  - 도시는 개인의 목표와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개인의 유연성도 증가시켰지만, 교통정체를 비롯해 도시 주변의 거대한 무허가 주거지의 띠 등은 그 부작용이라 할 수 있다.
  - 이는 도시의 성장 과정에서 지역의 편의 시설, 수도, 전기와 같은 기반 시설의 확충이 수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더불어 꿈과 희망을 찾아 시골을 벗어난 사람들에게, 글로벌 사우스의 도시 대다수에는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충분한 노동시장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들에게 주어지는 것은 비공식, 무허가 일자리가 대부분이며, 온갖 종류의 일을 수행해야 하는 높은 수준의 유연성이 요구된다.

ㅇ 불과 십수 년 사이에 도시와 시골의 관계는 뒤바뀌었다.
  - 오늘날에는 시골에서의 삶이 예외적이다.
  - 도시의 문제는 앞으로 더 심화될 것이며, 생계를 위한 경쟁도 더욱 심해질 것이다.
  - 도시가 확장됨에 따라 기반 시설의 확충도 필요하며, 환경오염 역시 무시해서는 안 되는 문제다.
  - 도시의 여유가 줄어들면서 유연성 역시 감소했다. 우리는 소도시나 시골에서의 삶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
  - 대도시의 경우 사회적, 경제적으로 지속가능성을 잃게 되는 사태가 만연할 수 있으며, 이에 앞으로 도시들은 이전보다 더 인도적 태도를 보이며 더 많은 유연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ㅇ 도시 생활과 과열 현상의 매개변수
  - 급속한 도시화의 필요조건은 빠른 인구성장, 농업 생산성의 향상, 시골 지역 대비 도시에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기회가 늘어나는 것이다.
  - 데이비드 하비(David Harvey)는 공공재의 사유화, 토지 수탈, 부동산 투기를 합쳐 '강탈(dispossesion)'이라는 용어로 표현했는데, 현대의 도시화는 이러한 강탈이 누적된 경우가 많다.
  - 도시에는 다양한 사회적 스케일들이 상호 연결되어 있으며, 사람이 중심이 된 네트워크와 그 교류는 고차원적 스케일의 사회 조직을 형성하는 근간이 된다.
  - 더불어 도시 안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접촉은 개인과 집단의 인식적 스케일을 확산시킨다.
  - 그러나 최근의 도시화는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도시의 성장이 개인의 유연성은 높였지만, 반대로 사회적 차원의 유연성은 감소했다. 도시는 고도화된 네트워크와 높은 수준의 에너지 소비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 성장과 생태계의 이중구속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문제는 도시 자체가 아니라 도시가 조직되는 방식과 에너지(석유, 전기, 식품 등)의 생산과 유입되는 방식에 있다.


5장의 중후반부에서는 글로벌 사우스의 비공식 부문과 글로벌 노스의 고도로 분화된 도시를 두 가지 측면, 유연성과 스케일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살펴본다.

ㅇ 경제의 비공식 부문(Informal Sector)
  - 1970년대 가나의 야외 시장을 조사한 키스 하트(Keith Hart)는, 그곳에서의 거래가 물물교환과 화폐거래를 포함해 경제활동으로 정의할 수는 있지만 공식 부문의 경제활동으로는 집계되지 않음을 발견했다. 즉, 거대한 지하 경제의 존재를 발견했으며, 학자들은 이를 '블랙 이코노미(Black Economy)'라 일컫는다.
  - 하트의 연구는 가나와 같은 나라에서는 비공식 부문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며, 경제 성장과 관련된 통계가 그 나라의 실제 경제 상황을 잘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 비공식 부문 경제활동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프레카리아트와 같은 불안정한 노동이 세계의 공통적인 현상이 되어가는 오늘날 글로벌 사우스에서는 비공식 부문도 증가하는 추세다.
  - 공식 경제가 주도하는 사회에서는 비공식 부문 경제를 일종의 예외로 취급하지만, 비공식 부문에 크게 의존하는 사회에서 이는 생존을 위한 행위이다. 그리고 위태로운 동시에 엄청난 유연성을 보인다.
  - 일부 연구는 비공식 부문이 아래로부터의 세계화 또는 풀뿌리 세계화와 연결되어 있음을 주장하며, 이를 긍정적인 과열 현상이라 해석한다.

ㅇ 그렇다면 루이비통의 복제품을 파는 것은 도덕적인가?
  - 비공식 부문 경제가 새로운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비특권 계층의 적절한 소비주의를 촉진한 것은 분명하다.
  - 비공식 부문이 없었다면 소비자들의 선택 기회는 감소했을 것이며, 이 사업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었을 것이다.
  - 비공식성은 글로벌 사우스 지역에서 점점 증가하고 있는 도시권의 적응력과 유연성을 강화해준다.
  - 그러나 사회는 비공식성으로만 유지되지 않는다. 비공식 부문은 생태학적 지속가능성과 거리가 먼 산업에 의존하며, 공동의 이익 창출이 가능한 큰 스케일의 시스템을 구성하지는 못한다.
  - 더불어 대체로 비공식 부문은 공식 부문의 영향력을 감소시키고 악화시켜, 공식 부문의 성장에 위협이 된다.
  => 공식 부문과 비공식 부문은 동전의 양면이며, 과열된 도시의 특성을 구성하는 상호보완적 요소이다.


ㅇ 초다양성의 도시
  - 스티븐 버토벡(Steven Vertovec)은 '초다양성(Superdiversity)' 개념을 소개하며, 오늘날 다양한 지역에서 이민자가 발생하며 그 목적지도 다양함을 지적했다. 초다양성은 도시의 인구가 예전보다 더 큰 이동성을 지녔고, 그 변화의 폭이 커졌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 초다양성은 문화적으로 복잡한 세계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새롭게 정착한 이민자들과 기존 거주민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언어의 다양성도 늘린다.
  - 하지만 초다양성의 도시라고 해서 도시 내 모든 지역이 조화를 이루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모두 과열과 긴장 상태에 있다. 우리는 초다양성이 관용, 연민, 연대 의식을 키웠는지, 아니면 완강한 정체성 정치의 모습을 띤 반작용을 불러왔는지 아직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

ㅇ 초다양성의 도시와 이민의 관계
  - 이민의 경제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스케일의 충돌로 해석할 수 있다.
  - 글로벌 스케일에서는 노동 가능한 인구, 생산, 소비 등을 증가시키기에 이민은 경제적 차원에서 도움이 된다. 그러나 개별 국가나 지역 공동체에는 세금의 증가, 두뇌 유출 현상, 기존 거주민에게 스트레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 등으로 인해 불만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 아직은 국내법, 국제 조약 등으로 인해 일정 부분 통제가 되어 이민은 폭주 프로세스라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일부 국가에서는 극단적인 정체성 정치 간에 양극화가 심화되어, 이민이 폭주 프로세스로 변모할 여러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p.208) 루이비통의 복제품을 파는 것은 부도덕한가?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루이비통이 창작 디자인으로 얻는 수익을 뺏는 일이니까. 하지만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그 복제품을 사는 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은 어차피 대부분 오리지널 루이비통을 살래야 살 수 없기 때문이다.
(p.220) 이민과 초다양성이 특정한 집단 내부에서 이동성과 복잡성과 갈등의 고조, 즉 과열 현상을 일으킬 때, 그 과열 현상의 가장 극단적 형태의 표출은 그로 인한 '열 받음'을 참지 못한 소수의 사람들로부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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