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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시리즈(스티그 라르손, 다비드 라게르크란츠 著) 종합 감상평 본문

기록하고 싶은 '문학'/유럽소설

밀레니엄 시리즈(스티그 라르손, 다비드 라게르크란츠 著) 종합 감상평

Geronimo 2021. 3. 28. 06:33

<밀레니엄 시리즈>
  1.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2.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3. 벌집을 발로 찬 소녀
  4. 거미줄에 걸린 소녀
  5. 받은 만큼 복수하는 소녀
  6. 두 번 사는 소녀
 

밀레니엄 시리즈 - <4> 거미줄에 걸린 소녀

밀레니엄 시리즈 - 4. 거미줄에 걸린 소녀 | 다비드 라게르크란츠(지은이) | 문학동네 <밀레니엄 시리즈> 1.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2.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3. 벌집을 발로 찬 소녀  -------------- 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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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시리즈 - <5> 받은 만큼 복수하는 소녀

밀레니엄 시리즈 - 5. 받은 만큼 복수하는 소녀 | 다비드 라게르크란츠(지은이) | 문학동네 <밀레니엄 시리즈> 1.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2.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3. 벌집을 발로 찬 소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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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시리즈 - <6> 두 번 사는 소녀

밀레니엄 시리즈 - 6. 두 번 사는 소녀 | 다비드 라게르크란츠(지은이) | 문학동네 <밀레니엄 시리즈> 1.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2.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3. 벌집을 발로 찬 소녀  -------------- 3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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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그 라르손은 밀레니엄 시리즈를 10부작으로 구상했지만, 3권까지의 이야기만 탈고한 후 세상을 떠났다. 그의 뒤를 이은 다비드 라게르크란츠는 6권 「두 번 사는 소녀」를 끝으로 밀레니엄 시리즈의 완결을 고했다. 예체능 분야에서 예술가가 요절한 후 작품이 고평가 되는 경우와 비슷하게, 스티그 라르손이 밀레니엄 시리즈를 마무리짓지 못하고 사망한 것 때문에 그의 소설이 고평가 되었을 수도 있다고 1권을 읽기 전에는 생각했었다. 하지만 누구든지 밀레니엄 시리즈를 읽기 시작하면 이러한 생각은 금세 사라질 것이라 확신한다. 그만큼 흡입력 있고 특색을 지닌 소설이다. 단, 이 감상은 시리즈 전체가 아닌 3권까지만 적용한다는 것이 전제 조건이다.

시리즈가 재개되면서 미카엘과 리스베트의 이야기를 다시 접할 수 있었던 것이 유일한 장점이다. 4권 「거미줄에 걸린 소녀」부터 6권 「두 번 사는 소녀」의 리뷰에서 항상 언급했듯이, 작가가 바뀌면서 시리즈의 색깔 또한 바뀌었음을 개인적으로 느꼈다. 즉 스티그 라르손이 집필한 밀레니엄 시리즈(1권~3권)와 다비드 라게르크란츠가 집필한 밀레니엄 시리즈(4권~6권)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밀레니엄 시리즈는 스토리 자체로도 충분히 재미있지만, 스티그 라르손은 소설을 통해 우리가 쉽게 언급하지 못하는 '젠더 폭력'에 대한 문제 제기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1권에서는 하리에트 방에르, 2권과 3권에서는 리스베트 살란데르가 이 젠더 폭력의 피해자였다. 다비드 라게르크란츠도 스티그 라르손이 제기한 문제를 인지했는지, 4권에서는 한나 발데르, 5권에서는 파리아 카지, 그리고 마지막 6권에서는 파울리나 뮐러가 피해자로 등장한다. 이 인물들은 모두 젠더 폭력의 피해자이지만, 각 피해자가 취하는 태도 그리고 관련된 이야기를 전개하는 작가의 방식도 다르다. 젠더 폭력을 바라보는 스티그 라르손의 시선이 조금 더 날카롭고 비판적으로 느껴진 것은 비단 필자만이 아닐 것이라 믿는다.

한편 다비드 라게르크란츠는 리스베트와 그녀의 쌍둥이 동생 카밀라와의 갈등에 대한 이야기를 핵심 요소로 삼아, 밀레니엄 시리즈의 나머지를 이끌어가는 동시에 시리즈를 마무리 짓고자 노력했다. 4권부터 뿌린 떡밥에 비해 시리즈의 결말은 아쉬움을 넘어 허무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만약 스티그 라르손이 처음 구상했던 것처럼 10부작으로 시리즈를 완성 지을 수 있었다면 이야기는 어떻게 마무리되었을까?'와 같은 아쉬움이 당연한 것처럼 느껴진다. 심지어 4권부터 6권까지는 점차 책의 두께가 줄어든다. 분량이 줄어들었으면 그만큼 밀도 있는 이야기가 전개되어야 할 텐데, 그러지 못했기에 밀레니엄 시리즈의 결말에 대한 아쉬움만 거듭 쌓여갔다.

6권의 내용 중에서 에리카는 미카엘의 기사를 다음과 같이 평가한다. '글에 긴장감이 없고, 많은 것을 전달하려다 쓸데없이 글이 복잡해졌다.' 다비드 라게르크란츠에게 이 말을 그대로 전하고 싶은 마음을 간직한 채 밀레니엄 시리즈와 작별을 고한다.


<짧은 감상평>

밀레니엄 시리즈를 읽겠다고 마음 먹은 사람이 주위에 있다면, 시리즈 전체가 아닌 3권까지만 책을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조언해주자. 스티그 라르손이 쌓아올린 밀레니엄 시리즈의 이미지 그리고 스토리가 너무나도 인상적이다. 다비드 라게르크란츠도 나름대로 노력했겠지만, 시리즈 전작의 명성에 비빌 정도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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