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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고 싶은 '문학'/유럽소설

인생은 소설이다(기욤 뮈소 著)

Geronimo 2021. 4. 8. 07:14

인생은 소설이다 | 기욤 뮈소(지은이) | 밝은세상

필자가 기욤 뮈소의 작품을 처음 접한 시기는 대학교 재학 시절이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15년 전이라는 사실에 한번 놀라고, 지금까지 기욤 뮈소의 작품을 꼬박꼬박 챙겨보고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랐다. 맨 처음 읽었던 그의 소설 「구해줘」의 내용이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그의 소설을 읽을 때면 항상 시간은 잘 간다는 느낌을 받는다. 비문학 도서를 읽을 때처럼 많은 집중을 필요로 하지도 않고, 이야기 자체도 그리 무겁지 않기 때문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함께 기욤 뮈소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랑스 작가 중 한 명이라고 필자는 알고 있다. 주위 사람들 중에서도 기욤 뮈소의 소설을 읽어본 사람이 더러 있었다. 하지만 그의 소설에 대한 호불호는 강하게 갈리는 편이다. 소설을 끝까지 읽게 하는 '재미'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제목만 다를 뿐 스토리의 형식과 전개가 소설마다 큰 차이가 없다는 이유로 평가절하하는 사람도 있었다. 필자 역시 그의 소설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예전부터 꾸준히 챙겨보았다는 사실로부터 시작된 일종의 의무감 때문에 그의 소설을 챙겨보고 있다.

예전 작품에서 기욤 뮈소는 젊은 남녀 사이의 사랑을 다루었고, 「브루클린의 소녀」 이후로 출간된 작품에서는 부성애가 소설의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였다. 최근 몇몇 작품에서는 직업이 작가인 인물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번 작품도 그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이전 작품들과의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이번 「인생은 소설이다」에서는 소설 속에서 직업이 작가인 인물이 자신의 소설 속 주인공에게 질문을 던지는 다소 오묘한 상황이 등장한다. 이전 작품들에서 기욤 뮈소가 주로 취했던 형식과 다르기 때문에, 그에게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번 소설의 설정이 다소 위화감이 들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소설 「인생은 소설이다」를 통해, 필자는 기욤 뮈소가 일종의 과도기를 겪고 있음을 느꼈다. 이전 작품과는 다른 형식을 택했으나, 기욤 뮈소 자신도 익숙하지 않은 형식이어서 그런지 다소 어색함이 느껴졌다. 오히려 변화를 꾀하려다가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되었다고나 할까? 소설의 중후반부에서 여러 반전을 제시하고 있지만, 앞에서 느꼈던 오묘함 때문인지 그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반전이 주는 짜릿함은 조금 덜한 것 같다.

이번 소설이 앞으로의 변화를 위한 시작점이 될 것인지, 아니면 기욤 뮈소가 자신의 스타일에서 잠깐 외도를 한 것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그가 출간할 다음 또는 그다음 작품을 통해 이번 소설을 다시 평가할 수 있기를 바란다.


<짧은 감상평>

한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바람직한 자세이지만,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함이 느껴지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그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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