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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데우스(Homo Deus) : <11> 데이터교 본문

기록하고 싶은 '비문학'/호모 데우스(유발 하라리 著)

호모 데우스(Homo Deus) : <11> 데이터교

Geronimo 2021. 7. 31. 12:44

호모 데우스(Homo Deus) - 미래의 역사 | 유발 하라리(지은이) | 김영사

<목차>
프롤로그 : 1) 인류의 새로운 의제

제1부 : 호모 사피엔스 세계를 정복하다
  2) 인류세
  3) 인간의 광휘
제2부 : 호모 사피엔스 세계에 의미를 부여하다
  4) 스토리텔러
  5) 뜻밖의 한 쌍
  6) 근대의 계약
  7) 인본주의 혁명
제3부 : 호모 사피엔스 지배력을 잃다
  8) 실험실의 시한폭탄

  9) 중대한 분리
  10) 의식의 바다
  11) 데이터교


데이터교의 등장
  - 데이터교는 우주가 데이터의 흐름으로 이루어져 있고, 어떤 현상이나 실체의 가치는 데이터 처리에 기여하는 바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한다.
  - 데이터교는 생화학적 알고리즘과 전자 알고리즘 모두에 동일한 수학적 법칙이 적용됨을 주장한다. 그 결과 전자 알고리즘이 생화학적 알고리즘을 해석하여 그것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관점을 취한다.
  - 전통적으로 인간은 데이터에서 정보를 증류하고, 정보에서 지식을 증류하고, 지식에서 지혜를 증류했다. 그러나 데이터교는 인간이 막대한 데이터의 흐름을 감당할 수 없을뿐더러, 심지어 데이터에서 정보를 증류할 수조차 없다고 생각한다. 이에 데이터를 처리하는 일은 알고리즘에게 맡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 실질적으로 인간의 지식과 지혜보다,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더 신뢰하는 경향을 보인다.
  - 데이터교는 컴퓨터 과학과 생물학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데, 둘 중 생명의 본성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생물학의 중요성이 더 크다.

데이터교는 사회를 데이터 처리 시스템으로 간주한다.
  - 경제학자들도 이러한 관점에 동의하는 추세이며, 욕망과 능력에 관한 데이터를 그 데이터를 결정으로 전환하는 메커니즘으로 경제를 해석한다.
  - 데이터교의 관점에서 바라본 자유시장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는 이념, 정치 제도 등이 아닌 데이터 처리 시스템의 차이다. 자본주의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결정 내리는 일을 서로 독립적이지만 상호 연결된 많은 프로세서들에게 배분하는 반면, 공산주의는 하나의 중앙 프로세서가 모든 데이터를 처리하고 모든 결정을 내리는 상황으로 간주할 수 있다.
  - 자본주의가 냉전에서 승리한 것은, 변화가 가속화되는 오늘날에 중앙 집중식 데이터 처리보다 분산식 데이터 처리가 더 효과적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ㅇ 정치과학자들도 데이터교의 관점을 조금씩 채택하기 시작했다.
  - 그들은 인간의 정치구조를 점점 데이터 처리 시스템으로 해석하고 있으며, 민주주의와 독재도 본질적으로는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경쟁 메커니즘으로 본다.
  - 민주주의는 분산식 데이터 처리를 선호하는데, 최근 민주주의가 우위를 점한 것은 20세기 후반의 독특한 조건 아래 분산식 처리가 더 잘 작동했기 때문이다.
  - 이는 미래에 데이터 처리 조건이 변경되는 경우, 민주주의 역시 몰락하거나 붕괴될 수 있음을 뜻한다. 제도, 이념이 비윤리적이어서가 아니라, 단순히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기술은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나, 오늘날의 정치 제도는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 이에 정부는 단순히 행정부의 역할에 그치고 있다. 더불어 전통적인 민주정치는 중요한 사건을 제어하지 못하고, 미래에 대한 유의미한 비전을 우리에게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 만약 이 과정이 심화된다면, 새롭고 더 효율적인 구조들이 진화해 기존의 정치구조를 대체할 것이다.

ㅇ 데이터교의 관점에서 인간이라는 종은 단일한 데이터 처리 시스템이며, 개인은 시스템을 이루는 칩이다.
  - 우리는 이 데이터 처리 시스템의 효율을 높이는 과정으로 역사를 이해할 수 있다.
  - 데이터교도들은 '만물인터넷(Internet-of-All-Things)'을 시스템의 산물로 간주하며, 이 과업이 완수되면 만물인터넷을 만든 도구인 호모 사피엔스는 사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ㅇ 데이터교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는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이다.
  - 데이터교도들은 가능한 한 많은 매체와 연결해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생산하고 소비함으로써 데이터 흐름을 극대화하는 것을 강조한다.
  - 그들에게 최고선은 정보의 자유이며, 반대로 가장 큰 죄악은 데이터의 흐름을 차단하는 것이다.
  - 데이터교는 1789년 프랑스혁명 이후 처음으로 정보의 자유라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운동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우리들은 사생활, 자율, 개인성을 포기하는 것을 감수하고서, 스스로 데이터 흐름의 일부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개인은 거대한 시스템의 작은 칩으로 변모하고 있다.
  - 궁극적으로 시스템과 연결되는 것이 모든 의미의 원천이 되며, 사람들은 데이터 흐름보다 더 큰 무언가의 일부가 되기 위해서 기꺼이 데이터의 흐름에 합류한다.
  - 우리의 행동은 거대한 데이터 흐름의 일부이며, 알고리즘은 우리가 경험한 것의 의미를 알려줄 것이다.
  - 데이터교도들은 경험은 공유되지 않으면 가치가 없다고 말한다. 이에 우리는 생존을 위해 그리고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우리의 경험을 데이터로 전환할 것이다.

ㅇ 데이터교는 반인본주의적이지 않다.
  - 단지 인간의 경험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을 뿐이다.
  - 인간이 경험한 것의 가치는 데이터 처리 기제 안에서 수행하는 기능에 의해 평가되며, 더 효율적인 기능을 가진 알고리즘이 있다면 인간의 경험은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다.
  - 18세기 인본주의가 인간 중심적 세계관을 강조하며 신의 존재를 밀어냈듯이, 21세기의 데이터교는 데이터 중심적 세계관으로 이동하며 인간을 밀어낼 수 있을 것이다.
  - 이러한 일종의 종교혁명은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인간은 대부분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외부 알고리즘의 의견, 조언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

ㅇ 데이터교에 대한 비판 역시 존재한다.
  - 만물인터넷이라는 위대한 알고리즘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 기계학습과 인공신경망 분야가 부상하긴 했지만, 알고리즘의 미래 또는 궁극적인 방향은 우리가 전혀 알 수 없다.
  - 데이터교는 의사결정 과정을 점점 더 잘 이해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점점 더 왜곡된 생명관을 채용하게 되는 것일 수도 있다.
  - 이에 데이터교에 대한 비판적 검토는 21세기의 큰 과학적 과제 중 하나일 것이다.

  - 만일 데이터교가 세계를 정복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 처음에는 인본주의의 과제인 불멸, 행복, 신성함의 추구가 가속화될 것이다.
  - 그러나 인간 대신 알고리즘이 일을 하는 과정에서 인본주의 과제들은 폐기될 것이며, 그 과정에서 인간은 거대한 시스템의 칩이자 데이터 흐름 속 잔물결이 되어 그 의미를 잃게 될 것이다.


(p.513) 영국 유권자들은 권력이 유럽연합으로 이동했을 거라 생각하고 브렉시트에 투표했다. 미국 유권자들은 기득권이 모든 권력을 독점한다고 생각하고 비기득권 후보자들인 버니 샌더스와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한다. 하지만 슬픈 진실은 권력이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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