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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고 싶은 '문학'/중국소설

[책리뷰] 연월일(옌롄커 著) 감상평

Geronimo 2021. 10. 8. 15:17

ㅇ 책 제목 : 연월일(年月日)

ㅇ 지은이 : 옌롄커(閻連科)

ㅇ 출판사 : 웅진지식하우스


비교적 최근이라고 할 수 있는 2019년 국내에 출간된 옌롄커의 중,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옌롄커의 장편소설만 읽다 보니, 분위기 전환 목적으로 빠른 흐름으로 읽을 수 있는 「연월일」에 흥미를 두게 되었다.

「연월일」은 총 4개의 중, 단편소설로 구성된 책인데, 책의 제목과 같은 '연월일(年月日)'이라는 작품이 책의 첫 부분에 위치한다. 그리고 4개의 이야기 모두 옌롄커의 소설 속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바러우 산맥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연월일', '골수(骨髓)', '천궁도(天宮圖),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 모두 농촌에서 살아가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지만, 그 내용은 각기 다르다. 지독한 가뭄과 굶주림 속에서 옥수수를 지키려는 할아버지, 자식들이 겪는 간질이라는 병을 낫게 하려고 노력하는 어머니의 모습, 극도로 가난하여 남의 죄를 뒤집어쓰는 남편, 그리고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오묘한 이야기까지.

앞의 세 이야기 '연월일', '골수', '천궁도'에서는 어려운 문제 또는 극한의 상황을 마주한 인물이 이를 극복하는 과정과 자세가 쓰여 있다. 이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인간의 의지, 긍지, 노력 등이 먹먹한 감동을 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도 슬프고 애처롭게까지 느껴지기도 한다. 「딩씨 마을의 꿈」, 「레닌의 키스」에서 나온 스토리보다 극적인 요소는 적다고 할 수 있지만, 반대로 있을 법한 또는 그럴듯한 이야기로 보여서 소설의 절절함이 더 크게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책의 첫 번째와 세 번째 작품인 '연월일'과 '천궁도'를 인상 깊게 읽었다. 두 번째 이야기인 '골수' 역시 나쁘지는 않았지만, 마지막 이야기인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은 옌롄커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아무래도 분량이 짧은 데다가 책의 후반부에 있어서 나의 집중력이 떨어졌을 수도 있지만, 앞의 세 이야기를 읽은 후에 느꼈던 만큼의 감흥은 없었다.


<짧은 감상평>

옌롄커라는 작가를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그의 작품을 쉽게 맛볼 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옌롄커가 여러 번 강조했고 여러 작품을 통해 보여주었던 인간의 고통, 슬픔 그리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사랑, 행복, 희망 등을 「연월일」이라는 중, 단편소설 모음집을 통해 가볍게 느낄 수 있다.

다소 무거운 내용, 인간이 처한 극한의 상황을 그려냄으로써, 오늘날의 중국이 마주하기 싫어하는 모습을 극복하고 더 나은 길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작가의 바람이 그의 작품에 전반적으로 담겨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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