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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총, 균, 쇠 : <14> 평등주의부터 도둑 정치까지 본문

기록하고 싶은 '비문학'/총, 균, 쇠(재레드 다이아몬드 著)

[책리뷰] 총, 균, 쇠 : <14> 평등주의부터 도둑 정치까지

Geronimo 2021. 9. 29. 06:25

ㅇ 제목 : 총, 균, 쇠(Guns, Germs, and Steel) - 무기, 병균, 금속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ㅇ 지은이 : 재레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
ㅇ 출판사 : 문학사상


<차례>
1부 : 인간 사회의 다양한 운명의 갈림길
  1장. 문명이 싹트기 직전의 세계 상황
  2장. 환경 차이가 다양화를 빚어낸 모델 폴리네시아
  3장. 유럽이 세계를 정복한 힘의 원천

2부 : 식량 생산의 기원과 문명의 교차로
  4장. 식량 생산의 기원
  5장. 인류 역사가 갈라놓은 유산자와 무산자
  6장. 식량 생산민과 수렵 채집민의 경쟁력 차이
  7장. 야생 먹거리의 작물화
  8장. 작물화하는 데 적합한 식물의 식별과 성패의 원인
  9장. 선택된 가축화와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
  10장. 대륙의 축으로 돈 역사의 수레바퀴

3부 : 지배하는 문명, 지배받는 문명
  11장. 가축의 치명적 대가, 세균이라는 사악한 선물
  12장. 식량 생산 창시와 문자 고안과의 관계
  13장. 발명은 필요의 어머니
  14장. 평등주의부터 도둑 정치까지

4부 : 인류사의 발전적 연구 과제와 방향
  15장. 대륙 간 불균형 이론과 원주민들이 낙후된 원인
  16장. 동아시아의 운명과 중국 문화의 확산
  17장. 동아시아와 태평양 민족의 충돌
  18장. 남북아메리카가 유라시아보다 낙후됐던 원인
  19장. 아프리카는 왜 흑인 천지가 됐는가


14장 '평등주의부터 도둑 정치까지'에서는 식량 생산의 결과 농경민들이 정치가들을 부양할 수 있었음을 지적한다. 식량을 생산하는 조밀한 인구의 정주형 사회가 시작되면서 추장, 왕, 관료 등이 생겨났고, 관료정치는 국가의 운영 및 정복 전쟁을 준비하는 데에도 필수적임을 설명하고 있다.

ㅇ 정부와 종교 전파 과정은 힘의 유무와 관계없이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 최종 빙하기 말기에는 정치적, 사회적 기구가 없었으나, 오늘날에는 중앙집권적 정치체제를 달성하고 종교를 조직한 사회의 후예가 현대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 정부와 종교의 결합은 병원균, 문자, 기술과 함께 역사의 경향을 좌우한 여러 요인 중 하나이다.

ㅇ 문화인류학자가 분류하는 인간 사회의 범주
  - 우선 범주를 나누는 경계선이 자의적이며, 같은 단계에 있는 표본들도 서로 이질적일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 그러나 설명의 유용성을 위해, 학자들은 사회 형태를 4가지로 나누었다.

  1. 무리 사회(Band)
    - 구성원(50~80명)의 대부분 또는 전부가 하나의 확대 가족이거나, 출생 또는 혼인을 통해 서로 연결된 몇 개의 확대 가족으로 이루어짐
    - 정주형 식량 생산자가 아니며, 현재 유목형 수렵 채집민이 대부분
    - 영구적인 거주지 X, 경제적 전문화 X, 법률, 정책, 협정과 같은 공식적 제도 X, 개인의 토지 소유권 X
    - 사회 조직은 평등주의에 가까우나, 무리의 지도자는 인격, 힘, 지능, 기술, 전투와 같은 특성을 통해 정해짐
    - 많은 사람이 모여 살 수 있을 만큼 자원이 집중되어 있지 않고, 생산성 높은 농경이 가능한 토종 식물도 없는 지역에서 무리 사회의 형태가 많이 나타남

  2. 부족 사회(Tribe)
    - 한 개의 촌락 또는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진 촌락 집단이 정착 생활을 유지
    - 부족 조직은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서 약 1만 3천 년 전 처음 나타남
    - 식량 생산이 가능하거나 충분한 수렵, 채집이 가능한 자원이 풍부한 곳에서 정착 생활
    - 씨족(Clan)으로 구성되었다는 점은 무리와 다름
    - 토지는 특정 씨족이 소유
    - 구성원 전원이 친인척 관계의 유대가 있으므로, 갈등을 해결하는 제도가 존재하지 않음
    - 비공식적이고 평등주의적인 정치체제, 정보와 의사 결정도 집단 전체가 공유
    - 촌락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대인(大人)의 지위는 무리 사회와 마찬가지로 개인의 자질, 특성에 의해 결정됨
    - 평등주의적 사회체제
    - 경제 활동은 개인 또는 가족 사이의 호혜적인 교환을 통해 이루어짐, 경제 전문화는 미미한 수준

  3. 추장 사회(Chiefdom)
    -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서 B.C. 5500년경 처음 나타나기 시작
    - 인구 규모는 수천 명에서 수만 명에 이름
    - 내부적인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세습제로 유지되는 공인된 추장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독점
    - 추장을 보조하는 관료(엘리트 계급)가 존재했으나, 오늘날과 같이 전문화되지는 않음
    - 먹거리는 대부분 식량 생산을 통해 얻었고, 일부 풍요로운 지역에서는 수렵, 채집 생활로 마련하기도 함
    - 잉여 식량은 기능 전문가들을 먹여 살림
    - 사치품은 추장의 몫이었으며, 신전과 같은 공공 건축물을 건설하기도 함
    - 추장 계보의 구성원들이 노예와 같은 세습적 특권을 보유
    - 경제 활동에서는 여전히 호혜적 교환을 유지했으나, 재분배 경제라는 새로운 체제를 발전시킴
    - 이는 오늘날 조세의 선행 형태이며, 공공사업을 위한 노동력도 징발

  4. 국가(State)
    -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서 B.C. 3700년경 처음으로 등장
    - 근대 국가의 인구는 최소 100만 명 이상이며, 인구가 집중된 도시는 대규모의 공공 토목공사, 자본의 축적, 식량 생산자 이외의 인구 집중과 같은 특징이 나타남
    - 사실상 왕에 해당하는 지도자는 정보, 의사 결정, 권력 등을 이전보다 더 많이 독점
    - 중앙의 통제, 경제적 재분배도 광범위하며, 경제적 전문화도 심화됨
    - 대부분의 초기 국가는 노예의 노동력이 많이 필요하여, 노예제의 규모가 큼
    - 관료들의 수직적 단계는 물론이거니와 수평적 전문화도 심화됨
    - 국가 내부의 갈등은 법률, 사법제도, 경찰 등 공식화된 방법을 활용
    - 국교와 표준화된 신전을 갖춤
    - 추장 사회와 달리 정치적 계열 및 세력을 중심으로 조직됨
    - 여러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러 개의 언어를 사용
    - 기본적으로 훈련과 능력에 근거하여 전문가를 선발하며, 지도자의 자리는 비세습적

ㅇ 도둑 정치의 정당화
  - 추장 사회부터 시작된 일종의 비평등 사회는 규모가 큰 일도 단합하여 할 수 있지만, 반대로 평민들을 이용해 상류층이 부유해지는 일종의 도둑 정치로도 이어질 수 있다.
  - 지배자는 정복당하지 않고 대중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사용했다.
    1. 대중을 무장 해제시키고, 엘리트 계급을 무장시킨다.
    2. 거둬들인 공물을 대중이 좋아하는 일에 사용하여 대중을 기쁘게 만든다.
    3. 무력을 독점하여 공공질서를 유지하고 폭력을 억제함으로써 대중의 행복을 도모한다.
    4. 도둑 정치를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나 종교를 구성한다.
  - 특히 추장의 권위를 강화하는 이데올로기는 제도화된 종교의 선행 형태였으며, 제도화된 종교는 구성원 사이의 유대감을 형성하고 타인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여 중앙집권적 사회에 이득을 가져다준다.

ㅇ 추장 사회와 국가가 본래부터 가진 이점
  - 중앙집권화된 결정자를 중심으로 군사력과 물자가 집중된다.
  - 종교를 통해 애국심을 고취해, 군대는 기꺼이 목숨을 걸고 싸우게 된다.

ㅇ 혈연 중심의 소규모 사회가 중앙집권화된 대규모 사회로 발전하게 되는 이유
  - 원생 국가는 오스트레일리아와 북아메리카를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적어도 한 번 이상 탄생했다.
  - 국가의 기원에 대하여, 아리스토텔레스는 국가가 인간 사회의 자연스러운 상태라 생각했다.
  - 프랑스의 철학자 장 자크 루소는 국가가 사회적 계약에 의해 형성된다고 보았다. (사회 계약론)
  - 일부 학자들은 대규모 관개시설을 만들기 위해 국가가 형성되었다고 주장한다. (수자원 이론)
  - 하지만 각 지역의 인구야말로 사회적 복잡성을 설명할 수 있는 타당하고 분명한 지표라 할 수 있다.
  - 집약적 식량 생산과 사회적 복잡성은 자가 촉매작용에 의해 서로 자극되는 관계이다.
  - 더불어 식량 생산은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복잡한 사회에 기여한다.
    1. 수확한 식량을 저장한 뒤, 중앙집권적 정치적 권위체는 농경민의 노동력을 이용하여 더 큰 국가를 만들 수 있다.
    2. 식량 생산은 잉여 식량을 만들고, 이를 통해 경제적 전문화와 사회적 계층화가 가능해진다.
    3. 식량 생산은 사람들이 정주형 생활을 채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 그리고 대규모 사회는 중앙집권화될 수밖에 없다.
    1. 서로 무관한 사람들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사회는 중앙집권적 권위체를 발전시켜야 함
    2. 효과적인 의사 결정을 위해
    3. 경제적으로 원활하게 기능하기 위해 호혜적 경제체제뿐만 아니라 재분배적 경제체제가 필요
    4. 개인 또는 소규모 집단이 차지할 수 있는 공간이 제한적

  - 이 과정에서 효과적인 갈등 해결, 올바른 의사 결정, 조화로운 경제적 재분배 등의 강점을 갖춘 사회가, 그렇지 않은 사회를 하나씩 무너뜨리며 이전보다 더 큰 사회 단위를 만든다. (일종의 진화론과 비슷한 논리)
  - 이에 대응하는 소규모 사회는 외부 세력의 위협을 받고 합병되거나 아예 정복당하는 경우밖에 없었다.
     ex) 미국 동남부 체로키족 인디언들의 연맹, 19세기 독일 공국이 통일되는 과정, 아프리카 동남부의 줄루 국가 등
  - 여러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여러 사회가 융합될 때는 전쟁이나 전쟁의 위협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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