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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총, 균, 쇠 : <11> 가축의 치명적 대가, 세균이라는 사악한 선물 본문

기록하고 싶은 '비문학'/총, 균, 쇠(재레드 다이아몬드 著)

[책리뷰] 총, 균, 쇠 : <11> 가축의 치명적 대가, 세균이라는 사악한 선물

Geronimo 2021. 9. 15. 08:56

ㅇ 제목 : 총, 균, 쇠(Guns, Germs, and Steel) - 무기, 병균, 금속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ㅇ 지은이 : 재레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
ㅇ 출판사 : 문학사상


<차례>
1부 : 인간 사회의 다양한 운명의 갈림길
  1장. 문명이 싹트기 직전의 세계 상황
  2장. 환경 차이가 다양화를 빚어낸 모델 폴리네시아
  3장. 유럽이 세계를 정복한 힘의 원천

2부 : 식량 생산의 기원과 문명의 교차로
  4장. 식량 생산의 기원
  5장. 인류 역사가 갈라놓은 유산자와 무산자
  6장. 식량 생산민과 수렵 채집민의 경쟁력 차이
  7장. 야생 먹거리의 작물화
  8장. 작물화하는 데 적합한 식물의 식별과 성패의 원인
  9장. 선택된 가축화와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
  10장. 대륙의 축으로 돈 역사의 수레바퀴

3부 : 지배하는 문명, 지배받는 문명
  11장. 가축의 치명적 대가, 세균이라는 사악한 선물
  12장. 식량 생산 창시와 문자 고안과의 관계
  13장. 발명은 필요의 어머니
  14장. 평등주의부터 도둑 정치까지

4부 : 인류사의 발전적 연구 과제와 방향
  15장. 대륙 간 불균형 이론과 원주민들이 낙후된 원인
  16장. 동아시아의 운명과 중국 문화의 확산
  17장. 동아시아와 태평양 민족의 충돌
  18장. 남북아메리카가 유라시아보다 낙후됐던 원인
  19장. 아프리카는 왜 흑인 천지가 됐는가


11장 '가축의 치명적 대가, 세균이라는 사악한 선물'에서는 정복의 궁극적 원인에서 직접적 원인으로 이어지는 관계를 세부적으로 더듬어본다. 우선 조밀한 인구의 특징인 병원균의 진화부터 시작하며, 이와 함께 병원균과 식량 생산의 기원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ㅇ 식량 생산이라는 궁극적 원인은 병원균, 문자, 기술, 중앙집권적 정치체제 등과 같은 정복의 직접적 원인을 낳았다.
  - 농업의 힘은 식량 생산으로 인해 인구가 조밀해지기 때문에 생겨난다.
  - 천연두, 인플루엔자, 결핵, 말라리아와 같은 질병들은 본래 동물의 질병에서 진화된 전염병이지만, 오늘날에는 역설적으로 인간만 감염되고 있다.
  - 더불어 질병은 인류의 근대사에서 주요 사망 요인으로 작용하여, 역사를 변화시키는 결정적 요인이기도 했다.

ㅇ 세균의 관점에서 바라본 질병
  - 세균도 다른 생명체와 똑같이 진화한다.
  - 세균은 살아가기 위해 적합한 장소에 효율적으로 전파될 수 있게끔 진화했으며, 잘 전파되는 세균일수록 자연선택 과정에서 유리하다.
  - 인간이 질병을 겪을 때 나타나는 여러 증상은, 인간의 몸이나 행동을 세균이 전파되기에 알맞도록 개조시키는 과정이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 세균이 전파되는 방법
    1. 다음 피해자에게 전달될 때까지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것
      ex) 살모넬라균, 선모충증을 일으키는 기생충 등
    2. 곤충의 침에 편승하여 다른 숙주로 이동
      ex) 말라리아, 흑사병, 에이즈 등
    3. 숙주의 신체나 습관(기침, 재채기 등)을 바꾸는 것
      ex) 매독, 천연두 / 인플루엔자, 콜레라 등
  - 질병의 결과 숙주가 사망할 수도 있는데, 세균의 입장에서 이는 세균을 효과적으로 전파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뜻하지 않은 부작용이다.

ㅇ 감염에 대한 인간의 반응
  - 발열을 통해 열에 예민한 병원균을 없앨 수 있다.
  - 면역 체계를 통해 항체를 형성한다.
  - 인플루엔자나 감기에 대한 우리의 저항력은 일시적이지만, 홍역이나 천연두 등에 대한 항체는 평생 유지되기도 한다. (예방접종의 원리)
  - 일부 병원균(인플루엔자, 말라리아, 에이즈 등)은 인간의 면역성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항원을 진화시키기도 한다.
  - 자연선택에 의한 반응(질병에 저항하는 유전자가 많은 사람이 생존에 유리)
  - 이 경우 개인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지만, 집단 전체를 보면 병원균으로부터 안전해진다.
    ex) 아프리카 흑인의 겸상 적혈구 유전자, 아슈케나지 유대인의 테이-삭스병 유전자 등
  - 이렇게 인간은 나름대로 대응 방법을 진화시켜왔고, 병원균은 다시 대응 수법을 진화시키는 것으로 대처해왔다.

ㅇ 대중성 질병, 유행병의 특징
  - 현대 의학이 발달하기 전에는, 병원균으로 인한 질병이 인간의 생명을 크게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였다.
    ex) 스페인 독감, 흑사병, 결핵, 홍역 등
  - 전염병의 공통된 특징
    1.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전파되어, 질병에 노출되는 인구가 많다.
    2. 단기간에 죽거나 완치된다.
    3. 운 좋게 회복된 사람에게는 항체가 형성되어, 오랫동안 또는 평생 질병에 재발하지 않는다.
    4. 대체로 인간에게서만 발생한다.
    5. 인구가 충분히 많고 밀집되어야만 지속된다.
  - 이에 소규모 무리 사회는 항체를 가진 사람이 적어, 대중성 질병이 발생하면 집단 전체가 거의 전멸할 수도 있다. 그리고 질병 역시 존속하거나 진화하기 어렵다.
  - 더불어 소규모 인구 집단은 나병, 혈관종과 같은 만성 감염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면역성을 가질 수 없는 각종 감염증에도 취약하다.


농업, 도시의 발생과 대중성 질병과의 상관관계
  - 이와는 대조적으로 대중성 질병은 조밀한 인구 집단이 형성된 곳에서 발생하였으며, 농업과 도시의 발생에 힘입어 가속화되었다.
  - 농업이 시작된 후 인구 밀도는 높아졌고, 정주형 생활을 하게 되면서 인간은 예전에 비해 대중성 질병에 쉽게 노출되었다.
  - 도시의 발생은 더욱 조밀한 인구가 전보다 열악한 위생 환경 속에서 거주하게 됨을 의미한다.
  - 더불어 교역로가 발달하면서 병원균은 전보다 더 전파되기 쉬워졌다.

ㅇ 대중성 질병의 유래
  - 여러 연구를 통해 대중성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의 유래, 조상을 추적하면, 대부분 각종 가축이나 애완동물로부터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 인간이 소, 돼지와 같은 동물을 가축화했을 때, 우리는 동물이 지니고 있던 세균에 노출되기 시작했다.
  - 동물로부터 옮겨진 세균은 자연선택을 통해 새로운 숙주와 매개 동물에 적응했고, 이 과정에서 살아남은 극소수만이 인간의 질병으로 자리 잡았다.
  - 현재 남은 질병들은 매개체를 바꾸거나 치사율을 낮추어 전파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하여, 생존에 유리한 방법을 택했다.

ㅇ 그렇다면 세균에 의한 전염병은 왜 유라시아에서 신대륙으로만 전파되고, 그 반대 방향으로는 전파되지 않았을까?
  - 유럽인들이 신대륙을 정복하고 원주민들을 말살시킨 과정은, 인류의 역사에서 세균이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 조밀한 인구 집단의 발생 시기가 신대륙보다 유라시아가 빨라서일까, 아니면 신대륙의 인구 중심지는 교역이 활발하지 않아 하나의 거대한 집단을 이루지 못해서일까?
  - 핵심적인 이유는 신대륙의 가축화된 동물의 종수가 많지 않아, 동물로부터 유래된 전염병 역시 발생할 확률이 낮았기 때문이다.
  - 더욱이 신대륙의 가축(칠면조, 라마와 알파카, 기니피그, 사향 물오리 등)은 무리 생활을 하지 않거나 인간의 실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없어서, 대중성 질병의 발생 확률은 더 낮았다.
  - 한편 병원균이 유럽인에게 항상 유리하게 작용한 것은 아니었다. 열대 아시아, 아프리카, 인도네시아 등의 지역의 토종 유행병은 유럽인들의 식민지 활동을 방해하는 심각한 장애물로 작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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