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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고 싶은 '문학'/일본소설

야경(요네자와 호노부 著)

Geronimo 2021. 4. 24. 02:15

야경 | 요네자와 호노부(지은이) | 엘릭시르

요네자와 호노부의 작품을 접한 것은 책보다 영상이 먼저였다. 고전부 시리즈인 「빙과」는 과거 애니메이션으로 접했고, NHK 미스터리 스페셜 3부작을 통해 요네자와 호노부라는 작가에게 조금 더 관심을 두게 된 것 같다. 좋은 작품을 쓰는 작가이기에 소설을 기반으로 드라마도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를 품었다. 마치 히가시노 게이고의 여러 작품이 영상화된 것처럼 말이다.

요네자와 호노부의 「야경」은 총 6개의 단편을 엮은 책이다. 야경(夜警), 사인숙(死人宿), 석류, 만등(萬燈), 문지기, 만원(滿願)의 제목이 붙여진 각각의 이야기는 공통의 인물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기에 크게 보면 연결점이 없다. 그러니까 단편집이다. 위에서 언급한 NHK의 미스테리 스페셜에서는 6개의 단편 중 만등, 야경, 만원이 차례대로 드라마화되었다.

일반적으로 단편집이라고 하면 조금 가벼운 이야기만 있거나 밀도가 떨어지는 구간이 있을 것 같다는 인상을 받는데, 이 책은 6개의 이야기 가운데 쉬어가는 구간은 없었던 것 같다. 각각의 이야기가 다루는 소재가 달라서 매력적이고, 살인이라는 소재와 약간의 거리감 있는 이야기는 조금 색다르게 느껴지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강한 반전이 매력적이었던 이야기는 야경과 문지기, 조금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로는 석류와 만등을 꼽고 싶다.

요네자와 호노부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지 않아 섣불리 단정하기 어렵지만, 「야경」에 한정하자면 그의 작품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과는 결이 조금 다름을 느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 살인과 그 트릭에 초점을 맞춘다고 한다면, 요네자와 호노부의 작품은 주위에서 흔히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살인 사건의 범인이 반드시 나쁜 결말을 맞이하는 권선징악의 흐름도 아닌 데다가, 오픈 결말과 비슷하게 마무리되어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도 히가시노 게이고와는 다른 점처럼 느껴졌다. 추리소설에 정답이 어디 있겠는가?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매력이 있고, 요네자와 호노부만의 매력이 있다고 인정하면 모든 게 편한 일이다.


<짧은 감상평>

단편집이라고 하면 흔히 하나의 대표된 이야기가 있고, 조금 밀도가 떨어지거나 쉬어가는 이야기가 있으리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이러한 편견을 깨는 작품이다. 단편집이지만 각각의 이야기가 매력적이고 재밌게 읽을 수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와는 다른 요네자와 호노부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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