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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 형사 시리즈 : 악의(히가시노 게이고 著) 본문

기록하고 싶은 '문학'/일본소설

가가 형사 시리즈 : 악의(히가시노 게이고 著)

Geronimo 2021. 4. 9. 03:39

가가 형사 시리즈 - 악의 | 히가시노 게이고(지은이) | 현대문학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라는 것만으로도 이 소설은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일본의 추리소설 작가 중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대중적인 인물은 누구일까? 아마 100명 중 90명 이상이 히가시노 게이고를 꼽지 않을까? 일본에서 드라마화 및 영화화되기도 한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도 그의 작품이며, 이를 제외하더라도 「천공의 벌」,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등의 작품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일부 사람들은 히가시노 게이고가 다작을 하는 것에 대해 비판하기도 하지만, 다작을 하면서도 많은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그의 소설이 재미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소설 「악의」는 가가 형사 시리즈 중 한 권이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가장 사랑한 캐릭터인 형사 가가 교이치로가 등장하며, 그가 뛰어난 기지를 발휘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하나의 플롯을 이룬다. 시리즈 내 다른 작품에서도 가가 형사가 등장하지만, 굳이 시리즈의 첫 작품부터 정주행하려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이전 작품을 읽지 않더라도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에는 전혀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소설을 읽고 나면 가가 형사 시리즈 전체를 읽고 싶다는 욕구가 생길 것이다.

이 소설은 유명 작가 히다카 구니히코 그리고 그의 친구이자 동료 작가인 노노구치 오사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책의 1/2 지점, 아니 1/3 정도만 읽더라도 히다카 구니히코를 살해한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진다. 일반적인 추리 소설의 흐름과는 상반되지만, 살인 사건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가 흥미롭기에 오히려 책의 중후반부를 더욱 긴장감 있게 읽을 수 있었다. 노노구치 오사무가 살인 사건을 기록하기 위해 작성한 수기와 가가 형사의 수사 기록이 번갈아가며 등장하는데, 내용이 뒤죽박죽 되어 혼란스럽다는 느낌보다는 이게 오히려 자연스럽다고 느낄 정도였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악의」라는 책의 제목이 정말 적절했다고 느꼈다. 개인적으로는 '인간이 악의를 품으면 이런 행동까지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히가시노 게이고가 인간의 마음 속 어두운 심리를 추리 소설에 정말 잘 녹였다는 인상을 받았다.


<짧은 감상평>

제목 「악의」가 소설을 관통하는 핵심이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 가운데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적극 추천하고 싶다. 그만큼 매력적이고 깊은 울림을 주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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