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의 물리학 : <3> 파울리 호텔
물질의 물리학 - 고대 그리스의 4원소설에서 양자과학 시대 위상물질까지 | 한정훈(지은이) | 김영사
3장 '파울리 호텔'에서는 파울리의 배타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물체 대부분은 전기를 통하지 않는데, 이는 파울리가 제안한 전자의 배타성 때문이다.
ㅇ 제이만(Peter Zeeman)은 그의 스승 로런츠(Hendrik Lorentz)의 지도로 제이만 효과(Zeeman effect)를 발견했다.
- 제이만은 높은 온도에서 발광하는 기체에서 나오는 빛의 파장을 조사하였는데, 강한 자기장 속에서는 이 분광학 선이 갈라지는 것을 발견하였다.
- 로런츠는 전하를 띤 어떤 입자(전자)의 존재를 가정한 상태에서 이론을 만들어 제이만 효과를 설명하였다. 이는 톰슨이 실험을 통해 전자를 발견하기 이전이었다.
- 한편 로런츠가 예측한 것보다 더 많은 가짓수의 선으로 갈라지는 것이 나트륨 가스에서 발견되었고, 비정상 제이만 효과(Anomalous Zeeman effect)로 불린 이 현상에 파울리(Wolfgang Pauli)는 관심을 가졌다.
- 파울리는 전자에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속성이 하나 더 있어야만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이는 오늘날 전자의 '스핀'이라는 개념으로 불린다.
- 파울리 배타 원리를 설명하는 전자의 스핀은 비정상 제이만 효과를 비롯한 각종 분광학적 결과를 이해하려는 과정에서 도입된 개념이었다.
- 1928년 블로흐(Felix Bloch)는 전자가 고체 속에서 파동 형태로 존재함을 수학적으로 증명하여 "금속은 왜 전기를 통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했다.
저자는 파울리의 배타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호텔을 비유로 삼아 이야기를 전개했다. 아무래도 일반인에게 오비탈, 양자수 등의 개념을 설명하다 보면, 글이 너무 딱딱해지는 것을 염려했으리라. 어느 정도의 배경지식이 있어서 글을 읽는 데 무리가 없었지만, 물리학이나 화학에 대한 지식이 없더라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된다. 그만큼 저자의 스토리텔링이 친절하고 자상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쌓음 원리, 훈트 규칙과 함께 전자의 성격(?)을 설명하는 파울리의 배타 원리가 유래된 과정은 살펴보는 것은 흥미로웠다. 아직 3장까지밖에 읽지 않았지만, 양자역학에 대한 흥미가 조금 더 생겨서 책에서 여러 번 언급된 하이젠베르크의 자서전 <부분과 전체>를 주문하고 말았다. 언제 읽게 될지는 모르겠지만...